에이젠스쩨인은 전함 <포템킨>의 오뎃사 계단 장면 촬영할 때 사용했던 <나폴레옹
테크닉>을 소개한다. 군중으로 동원한 수 천 명의 시민을 촬영에 협조하게 만드는
방법인데 설득력을 얻기 위한 연출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오뎃사 계단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써 제정 러시아 말기에 일어난 민중 폭동을 카자크
병사들이 총칼로 진압하는 장면이다. 수 천 개의 계단 위에 올라가 있는 수 천 명의
군중을 계단 위에서부터 카자크 병사들이 검을 꽂은 총을 내밀며 계단 아래로
진압하는 장면이다. 수 천 명의 군중은 아비규환 상황을 맞아 계단 아래로 쫓겨
내려온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의 일화가 「감독노트」에 담겨 있다.
연출가 사이에 나폴레옹 테크닉이라고 널리 알려진 방법이 있다. 나폴레옹은 자기 부하들의 집안 사정을 부하의 친구를 통해 알아보는 버릇이 있었다. 부하들에게 종종 질문을 던져서
놀라게 했다고 한다.
- 네 애인 루아송은 잘 있냐?
- 부모님은 어떠시냐. 어머님 로잘리 씨는 자상하시고, 아버님 티보 씨는 부지런하시다지?
- 생 트로뻬즈 근처에 있는 아담한 집이 근사하다며?
- 네 이모 쥐스띤은 잘 계시냐?
군중들은 계단을 내려오는데 2천 걸음 이상을 옮겨야 한다. 처음엔 매우 잘했다. 두 번째엔
기운이 떨어졌다. 세 번째엔 노골적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갑자기 높은 곳에서 메가톤을 통해 울리는 연출의 목소리가 들렸다.
- 쁠로꼬뻰코 동무, 힘 좀 더 내시요!
군중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 아니 저 양반이 저기서 우리를 일일이 다 보고 있단 말야?
- 우리 이름을 다 아나?”
군중은 새로운 힘이 솟아남을 느꼈고 힘차게 나아갔다. 모두들 연출이 자기를 보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연출이 한 일은 그저 자기가 알고 있는 몇 사람의 이름을 부른 것뿐이었다.
(출처: 감독노트」세르게이 에이젠스쩨인, 김석만 편역. 도서출판 예하. 1991. 5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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