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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거북이 출간

2009/09/27 12:35

책 소개

거북이를 역사의 증인으로 탈바꿈시킨 연극적 상상력

2006년 호주의 한 동물원에서 176세로 죽은 ‘
해리엇’이라는 거북이가 전 세계적인 화젯거리가 되었다. ‘해리엇’은 갈라파고스 제도를 여행하던 찰스 다윈이 연구 목적으로 가져온 거북이로
세계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윈이 갈라파고스 제도에 머물던 것이 1835년이었으니 지구상에서 170년 넘게 생존한, 그야말로 역사의 산증인이었던 셈이다.
후안 마요르가는 이 점에 착안하여 짧은 토막 기사로부터 <다윈의 거북이>라는 한 편의 희곡을
탄생시켰다.

그는 연극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위대한 작가들은 사고에 몸을 입혔고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라고 말한 바 있었으니 자신의 위대함을 스스로
증명해 보인 것이라 하겠다.

<다윈의 거북이>는 후안 마요르가에게 권위 있는 막스(Max) 상을 안겨주었고,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국가에 소개되는 영광을 안았다. <다윈의 거북이>는 2009년 10월 서울 국제공연예술제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참고: 서울시극단에서 세종M씨어터에서 10월 9일 부터 공연함)

역사 발전과 진보에 대한 반성적 사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구적 이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며 목적론적 사관은 힘을 잃게 되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인간의 존엄마저도 수단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경험한
이후 거시적인 역사 발전과 그 방향을 힘 있게 주장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특히 야만적인 전체주의의 역사를 공유한 유럽 지식인들에게 현대사는 여전히 단절되지 않은 외상이자 기억해야하는 부채로서 끊임없는 문제의식과 반성의 기반이다.

마요르가의 <다윈의 거북이> 역시 그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는데, 이러한 보편성이 다른 국가들에서도 큰 호응을 받는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다. 작가는 거북이의 입을 빌어 이성의 이름으로 포장된 탐욕과 몽매가 쳇바퀴 도는 역사를 증언한다. 그리고
그 틈새에서 아무런 말도 갖지 못한 채 희생당한 이들을 이야기한다. 거북이는 그러한 힘없는 이들의 대변자이다. 갈라파고스 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거북이, 그것은 지긋지긋하지만 결코 끊어낼 수 없는 악순환의 역사에서 탈피하고 싶은 인간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의 갈라파고스 섬은 어디에 있는가? 진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들은 넘쳐나는 지적 유희와 아이러니가 주는 즐거움과 더불어 가볍지 않은 고민거리들을 떠안게 된다.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 1965∼)

1965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나 현재 스페인, 특히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극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1997년에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3년에는 ≪보수주의 혁명과 혁명적 대화: 발터 베냐민에 있어서 정치와 기억≫이라는 철학 관련 저서도 출판했다. 또한, 수학도 전공하여 5년간 마드리드와 근처 도시의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로 지내기도 했다. 1998년부터는 마드리드 드라마 예술 왕립학교에서 극작과 철학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수학을 전공한 그의 이력답게 그는 극 언어가 수학처럼 정확해야 한다고, 1그램의 지방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수학, 철학, 연극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힌다.
 
“좋은 수학자는 우주를 공식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좋은 극작가는 인물의 변화가 단
하나의 반론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철학은 연극과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위대한 작가들은 사고에 몸을 입혔고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일곱 명의 선한 사람들(Siete hombres buenos)>(1989) <더 많은 재(Má́s ceniza)>(1994), <스탈린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Cartas de amor a Stalin)>(1999), <뚱뚱이와 홀쭉이(El Gordo y el Flaco)>(2000), <천국의 길( Himmelweg, Camino del cielo)>(2003), <하멜린(Hamelin)>(2005, 국립연극상, 막스상 수상), <마지막 줄 소년(El chico de la ú́ltima fila)>(2006, 막스상 수상), <영원한 평화( La paz perpetua)>(2008) 등이 있다.

김재선 (옮긴 이)

김재선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스페인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한국외대에 출강하고 있다. 스페인 연극에 대한 다양한 논문을 썼으며(<부에로 바예호의 정치극에 나타난 억압된 과거와 초자아의 전개>, <80년대 연극을 통한 내전의 기억하기와 기억 만들기>, <세르반테스와 라몬 델 라 끄루스의 막간극에 나타난 웃음의 기능> 등), 저서로는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 ≪Historia del teatro breve en España≫(공저) 등이 있다.

(출처: 출판사 지만지 (지식을 만드는 지식) 신간안내 보도자료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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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oksm


이 책도 10년이 지나서 개정판을 낸 책입니다.

그러니까 1996년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 (UC Berkeley)에서 일년 동안 방문교수로 있을 시절에 구성- 플롯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서
이런 저런 책을 찾아 보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구성- 플롯, 알기는 알지만, 남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기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용어입니다. 드라마의 요소들을 원인과 결과로 엮는 일, 또는 그 결과, 라고 설명을 해 봐야,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을 짓습니다.

어떤 이야기(스토리)를 간추린 것을 줄거리라고 한다면, 줄거리는 스토리(이야기)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의 순서대로 얘기한 거죠.
구성(플롯)은 줄거리에 담긴 사건을 원인과
결과로 엮어낸 거죠. 그러니까 줄거리에서 그 내용을 원인과 결과로 엮어내면 구성이 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성과 줄거리는 비슷비슷합니다. 다만 연출가에게는 줄거리를
구성처럼 만들어야 할 필요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가장 고전적인 설명이 다음과 같은 겁니다

    줄거리:  왕은 죽었다. 그리고 왕비도 죽었다.
    구 성  :  왕이 죽자, 슬픔에 겨워 왕비도 따라 죽었다.

구성에는 줄거리에는 없는 엮어내는 힘이 담겨 있는 셈이죠. 일종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그물
같은 짜임새가 들어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구성을 달리 설명하면 줄거리 + 원인 결과로 묶는 힘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책은 버클리 옆에 있는 서사리토라고 하는 작은 마을의 헌 책방에서 구한 책입니다.
원제는 <20 Master Plots> 라고 되어 있었어요. 저자도 연극과에서 드라마를 가르치는 교수였는데, 희곡, 동화, 민담, 전설, 영화, 소설 등 유명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작품들 가운데
가장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구성을 스무가지로 분류를 해 놓은 것이예요. 예를 들면 추구,
모험, 추적, 구출, 탈출, 복수 수수께끼, 라이벌, 희생자, 유혹, 변신, 변모, 성숙, 사랑, 금지된 사랑, 희생, 발견, 지독한 행위,상승, 몰락 등을 다루고 있어요. 일종의 패턴을 모은 거죠.

각 주제별로 여러 작품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구조를 다루고 있어요. 일종의 법칙 같은 걸
발견한 거죠. 재미있기도 하고, 번역을 아주 오래 다듬었어요. 개정판을 낼 때, 독자들, 이 책으로 함께 공부한 제자들의 의견을 들어 문장을 다듬고, 소제목도 붙이고 원저에는 없는 각주를 약 180개를 만들어서 독자의 이해를 돕게 했어요....

목차를 보면,

제1부  좋은 플롯이란 어떤 것인가.

   플롯을 유기적인 작업과정
   플롯에 대한 오해와 이해
   좋은 플롯의 여덟 가지 원칙
   플롯의 강한 설득력과 추진력
   심연 구조를 획득해야 한다.
   등장인물과 플롯의 관계

제2부 흥미와 박진감을 더해주는 스무가지 플롯

  추구- 동키호테는 사랑을 얻을 것인가?
  모험- 초점을 여행에 맞춰라
  추적- 도망자의 길은 좁을수록 좋다
  구출- 흑백놀리도 설득력이 있다
  탈출- 두 번 실패한 다음 성공하게 하라
  복수- 범죄를 목격하게 만들면 효과가 커진다.
  수수께끼- 가장 중요한 단서는 감추지 않는다.
  라이벌- 경쟁자는 상대방을 이용한다.
  희생자- 주인공의 정서적 수준을 낮춰라
  유혹- 복잡한 인물이 유혹에 빠진다.
  변신- 변하는 인물에는 미스터리가 있다.
  변모- 변화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성숙- 서리를 맞아야 맛이 깊어진다.
  사랑- 시련이 클수록 꽃은 화려하다.
  금지된 사랑- 빗나간 열정은 죽음으로 빚을 갚는다.
  희생- 운명의 열쇠가 도덕적 난관을 만든다.
  발견- 사소한 일에도 인생의 의미가 담겨 있다.
  지독한 행위- 사소한 결함이 몰락을 부른다.
  상승과 몰락- 늦게 시작하고 일찍 끝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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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oksm

연기의 첫걸음

2009/09/13 19:49

이 책은 2007년에 개정한 책입니다.

처음 제목은 <당신의 인생을 연기하라>였죠.

원제는 <Free to Act>  자유롭게 행동하라, 또는
행동하는 데 자유를 가져라. 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하라는 의미입니다. 

저자는 1970년대 미국에서 연기 선생으로 이름을 날린 웨렌 로버트슨인데, 군대에서 프로 선수로
오인한 징병관 덕에
가짜 미식축구선수로 지냅니다. 들키지 않으려고 진짜 프로 미식축구 선수 행세를 하다가, 진짜로 연기의 핵심을 파악하게 됩니다.

<연기의 첫걸음> 웨렌 로버트슨 작.
                      김석만 옮김. 한울, 2007.

남들을 가르치면서 표현을 막아내는 억압을
리치고 행동의 선택을 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기 입문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표현에 대해서 표현과 행동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일독을 권합니다. 



이 책은 역자가 마지막으로 원고지 작업을 한 책입니다. 그 때가 1993년입니다.
<르모> 라는 워드프로세서를 
처음 사용할 때만해도 원고지 작업을 병행했었거든요.
이 책을 번역할 때는 원고지를 사용했습니다. 
막상 책을 내고 보니, 오탈자가 많을 뿐 아니라, 표현도 앞뒤가 어긋나는 데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10년이 넘어서 개정판을 내게 되었습니다. 개정판을 낸다는 의미는 책이 아직도 독자에게 읽히고 있다는 의미겠지묘.
책을 낸 사람에겐 그만큼 반가운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 

처음 이책이 나온 1993년 가을에 교보문고에 갔더니, 이 책이 <처세>코너에 진열해
있는 거예요... 어리둥절했지요. 
가만 두고 볼까하다가, 출판사에 연락을 해서 예술 코너로 
옮겨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정판에서는 삽화도 
넣고 문단도 짧게 나누고 원저에는
없는 소제목도 넣고 해서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꾸며봤어요.


오래 공을 들여 만든 책이고, 연기를 처음 배우는 분들에게 꼭 읽으라고 권하는
책이어서 애착이 많이 갑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당신은 인생이란 작품의 주인공이다.
     2. 힘은 당신의 몸안에 있다,
     3. 감정은 행동의 원동력이다,
     4. 이식, 정서, 신체는 조화를 이룬다.
     5. 몸은 근본적인 표현의 도구다.
     6. 성격은 행동의 모양에서 나온다,
     7. 당신의 유형에 어울리는 배역을 맡는다.
     8. 인생의 제작자가 되라
     9. 환경을 행동에 맞게 꾸며라
    10. 인생의 공연에 성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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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oksm

가족의 역사

2009/09/02 11:50
빨갱이 마을의 역사를 찾아서
인류학자의 과거 여행
윤택림 저.  역사비평사, 2003


가족, 또 하나의 역사쓰기
윤택림

흔히 역사는 공적 영역의 것이고 가족은 사적 영역의 것이어서, 가족은 변화와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을 하나의 사회적 제도로써 인식할 때, 가족이 사회적, 역사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가족사 연구는 그런 의미에서 가족의 삶의 경험을 통해 개인, 가족, 역사적 상황과 변화와의 역동적인 관계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즉 가족을 거시적 사회구조를 반영하는 거울로서 그리고 사회구조와 개인 행위를 연결하는 교량(macro-micre linkage)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가족의 역사적 경험은 곧 가족을 통해 본 또 하나의 역사쓰기가 될 수 있다.

극심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변동을 거쳐 온 한국 근현대사는 현재 한국 가족들의 삶에 뚜렷한 각인을 남겼다. 그래서 한국 가족들의 삶은 가족과 그 안의 개인들이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변환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했는가를 보여준다. 특히 일제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이 낳은 분단의 현실은 한국 가족들 삶에 깊게 각인되어 있다. 이산가족은 한국 근현대사가 가져온 비극 중의 하나이며, 분단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분리는 일상적인 가족의 삶에 아직까지도 계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이산가족들의ㅡ 가족상봉에 대한 현실적 요구는 분단시대 한국 가족연구의 중요성을 말해주기도 한다. 왜냐하면 분단과 관련하여 가족을 연구하는 일은 현재 한국사회가 가족의 현실을 이해하는 것임과 동시에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장에서 한 지방 좌익지도자 가족의 삶의 경험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와 분단 현실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남한 사회에서는 마치 이북에서 월남한 실향민만이 분단 현실을 안고 살아가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간 남한에서 이루어진 이산가족 찾기 운동은 한국전쟁으로 가족의 해체를 경험한 가족들의 흩어진 가족을 찾아주는 것이지만, 그 범위는 남쪽에만 한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북한이 있는 가족을 찾는 작업은 보다 비공식적, 개인적 통로를 통해 이루어져왔다. 2000년 6.15 남북한 정상회담 이후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은 남과 북에서 함께 서로의 헤어진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었다. 앞으로 남북통일 과정에서 이산가족의 만남이 남과 북에서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러나 남한 사회에서 이 같은 이산가족 찾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이 있다. 남한에서 태어나서 자랐던 수많은 좌익운동가 가족들은 한국전쟁을 통해 가족의 해체를 경험했고, 그들의 가족 중 몇몇은 북으로 갔거나 죽었거나, 지금까지도 행방불명되어 있다. 가족원의 좌익활동 전력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이산가족을 찾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전후 남한의 반공이데올로기에 기반한 군사정권의 공포와 연좌제로 인한 극심한 사회적 차별 속에서 살아왔다. 나는 그러한 남한 좌일 가족 중 하나인 시양리(충남 예산군의 한 마을, 가명으로 지은 이름)의 좌익지도자 유찬길(가명) 가족의 역사적 궤적을 살펴보고자 한다.

유찬길 가족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사용된 자료는 유찬길의 셋째아들인 유근찬(1935년생)과 유찬길의 6촌 동생인 유찬호(1922년)를 주요 제보자로 한 인터뷰 자료다. 유근찬은 원래 셋째아들이지만, 한국전장 동안 위의 두 형이 죽고 행방불명되었기 때문에 장남 노릇을 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시양리에서 과수농사를 짓고 있다. 처음에 그는 자신의 가족사에 대해 밝히길 꺼렸으나, 침묵되어온 가족사를 밝히는 작업이 중요한 점에 수긍하여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유찬호는 아직 예산군에 남아 있고, 그의 아버지 행적을 알고 있는 친척이기 때문에 그가 소개해주어 인터뷰가 가능했다. 또한 이 두 제보자의터뷰 외에도 기타 예산군과 시양리에서 행한 현지조사 자료를 사용했다. 이 가족사의 재구성은 각 시기별로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고, 그 구술증언을 본 연구자가 맥락화(contextualization)하는 형식을 취했다.

(출처: “한국 근현대사와 유씨가족” 위의 책. pp. 198~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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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oksm

가족의 비밀

2009/09/02 11:42

숨은 상처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방법
가족의 비빌
세르주 티스롱 저, 정재곤 옮김. 궁리 2005

서문

대개의 사람들은 비밀 때문에 생기는 해악에 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비밀은 마땅히 은밀하게 감춰져있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사실 맞는 얘기다. 만일 자기만의 비밀이나 가까운
사람들끼리 간직하는 비밀이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바로 이런 까닭에 감추는 편이 나을 ‘좋은’ 비밀과 그렇지 않은 ‘나쁜’ 비밀을 우선 구분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어떤 이들은 ‘비밀’까지는 아니더라도 웬만하면 아이들한테는 밝히지 않는 편이 나을 사연들이 적지 않다고 본다. 또 어떤 이들은 자녀(혹은 배우자)가 비밀에 대해서 물어오면 언제라도 대답해 줄 용의가 있다고 공연한다.

그런데 어쩐 일이지 자녀(혹은 배우자)가 도통 문제의 비밀에 대해서 물어보려 하질 않는다는 것이다. 하물며 그렇다보니 다른 문제들에대해서도 입을 다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이기까지 한다! 비밀을 쉬쉬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면 사람들이 알아서 입을 다물도록 하는 고약한 전염병을 퍼뜨렸다는 걸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말하지 않기’와
 ‘비밀’의 차이는 마음가짐에 달린 문제다. 둘 사이의 차이를 알려면,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만 살피면 된다. 그렇기는 하지만 무엇을 밝히지 않으려는 행위와 비밀을 지키는 행위는 둘 모두 침묵을 기저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무의식적 파급효과나 사회적, 정신적 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비밀은 삶의 기쁨을 해치고 생각의 자유와 관용 정신, 나아가 자기 자신이고자 하는 용기를 은연중에 파괴하기 때문이다.

가족의 비밀은 정치계나 조합 내에서 행해지는 비밀주의와 살상 차원만 다를 뿐이지 모든
전체주의 체제가 나타내는 해악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즉 이중성이 일찍부터 자리잡게 하여 우리 자신의 사고가 둘로 쪼개져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토록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할머니의 죽을믕 둘러싼 비밀이나 어느 정치 집단이 석연찮은 이유로 숙청당하는 사태는 규모만
다를 뿐 그 메커니즘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모든 인종말살 정책도 여느 가족 비밀이나 매한가지로 이를 신봉하는 사람들에게나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모르면서도 아는 척’ 그리고 보다 정확히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도록 만드는 이중적 태도를 은연중에 주입한다. 우리는 사소해 보이는 가족 비밀이나 가장 지독한 전체주의에서 똑같은 참담한 결과에 내몰리게 된다. 즉 비밀을 지키도록 강요받는 과정에서 집단의 구성원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머릿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거짓을 자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가족의 비밀로 인해 사고가 둘로 쪼개진다는 것은 인간으로써 또 시민으로서도 이중적 인간이 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가족의 비밀이 정치적 비밀, 사회적 비밀로 뻗어 나가는 터전이 되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들은 비밀 엄수의 규칙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내기도 하는데, 어릴 적부터 이중적 사고방식에 젖어서 성장했다고 가정하지 않고서야 이들의 처신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따라서 오늘날과 같은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비밀을 탐구해야 하는 까닭은 모든 전체주의 체제가 구성원 개개의 정신세계에 강제하는 이중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 게다가 전체주의 체제의 구성원들은 체제를 비판하게 되면 가족의 비밀에서처럼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토머스 빈터베르크의 영화 <페스턴 Festern> [국내에서는 <셀레브레이션>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아버지의 환갑잔치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미묘한 일들을 담았다.]은 바로 이 점을 깨닫도록 해 주는 영화다. 일찍부터 이중적 사고에 길들여진 사람은 진실과 대면하길 거부한다. 이들은 결코 이중적 사로를 버리려 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그런 식으로 처신해야만 자기네들의 환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 또한 가족의 비밀이 어떻게 기능하고 또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살피는 일이야말로 상존하는 전체주의의 위협을 예방하는 길임을 말해 준다. 모든 독제 체제가 본연의 정체를 감추려고 덧씌우는 거짓이야말로 가족 간에 쉬쉬하는 비밀을 통해 우리가 이미 경험한 메커니즘과 하등 다를 바 없다.

따라서 건전히 못한 비밀이 가족의 테두리를 넘어 사회생활에서도 불쑥 고개를 드는가 하면 마침내 우리를 눈멀게 함으로써 급기야 도저히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을 용납하게 만드는 비극을 방치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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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oksm

놀라운 아버지

2009/08/31 12:47

<놀라운 아버지 1937-1974>

조동환, 조해준 지음, 새만화책, 2008

  작가 조해준이 쓴 서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작가의 글)
2007 년 어느날, 아버지와 대화를 하던 중 나는 아버지께서 궁금하게 여기시는
내 개인사가 있는지 여쭤보게 되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생각할
때 네가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여 지금까지는
서로에게 관심과 사랑이 있었던 시기라면, 초, 중, 고 12년 시절은 내가 너에 대해서
알  수 없는 시기다. 그래서 그 기간 동안 무슨 생각과 무슨 행동을 하며 보냈는지
궁금하다" 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12년 동안 학업에는 항상 자루해 했고
열등생으로 보낸 걸 생각하면 부모님의 기대에 깊은 실망을 안겨 주는 존재였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게 보낸 그 기간 동안 학교 수업시간에 창밖을 보며엉뚱한
상상을 하고, 하기  싫은 공부 대신에 무엇인가 재미있는 일을 꾸미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많았다. 미술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아버지와의 소통은 가끔 작업을
위해 경제적 도움이 필요하거나 허락을 받을 때, 내 생각을 부모님, 특히 아버지 앞에서
말로 온전히 전달하는 게 힘들었던 이유로, '부모님 전상서'를 쓰곤 했다. 그런 일들은
자주 있었고, 꼭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때때로 편지를 써서 미술 작업과 활동에
대한 생각들을 피력하기도 하였다.

...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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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개인사- 한 아버지의 삶> 조일환, 조동환, 조희연, 조해준 지음. 새만화책, 2008 

아주 흥미 있는 책 두권을 소개합니다. 모두가 이런 책하나 쯤 남길만합니다.
서문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작가의 말) 
<뜻밖의 개인사>는 나에게 당숙이 되는 어른의 삶을 다룬 드로잉시리즈이다. 
올해 봄 어느날 아버지께서 당숙 어른이 쓴 유서를 꺼내어 읽고, 대화를 나누던 중
나의 제안으로 드로잉 작업을 시작하였다. 유서는 1996년 작성되었는데 작고 1년 전쯤
자신이  살아온 삶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일반적인 유서와는 다른 자전적 일대기이다.
당숙의 기록은 편지지에 한자 초서체로 작성된 것으로 매우 읽기 힘든 것이어서,
아버지는 이 글을 해석하는 데 약 일주일 정도 번역 작업을 하셨다.
그 후 작업은 연대기 방식의 드로잉으로 재구성하였고, 당숙 기록에 나오는 이야기 중
사건이나 상황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동시대를 체험하고 같이 살아오신 아버지의
기억을 충분히 반영하여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풍토 등 세부적인 요소들을 묘사하기 위해
일부 각색하였다. 또한 개인사 속에 담겨진 일제 식민지 시대, 8.15 해방, 6.25 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기 속에서 진솔하게 살아가려는 한 인간의 삶을 가족 대소사와
함께 사실적으로 재현해 보임으로써 소시민의 꿈과 희망, 상처와 갈등을 담았다.
 
.....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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